DOB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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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Lady speaks no word.

생각해 보면 힘들었다.
(지금도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고 말이다)

오히려 내가 마음의 준비가 좀 덜 되어 있었다.
아니면, 내가 순진하게 주변 사람들을
너무 믿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신경이 쓰였고
서로의 관계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입방아에
(그와 나는 서로 다른 종류의 입방아를 들어 왔다. 사실 그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가 나 모르는 고생을 하고
나도 그 모르는 고생을 하게 되는 것이 싫었다.

어제 한 동기는
내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사람들 많은 학교의 어느 곳에서
비교적 나와 가까운 한 다른 동기가
좋지 않은 뉘앙스로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알게 되었다고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나와 가까운 몇 동기들은
그런 상황이 좀 불쾌했다고 한다.

소문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고
어쩔 수 없이 축하를 빙자한 캐묻기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나가고 싶은 행사를 나가지 않았던 적도 있다.
사실 여자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그것도 힘들었다.

다른 것은 없다.
그를 좋아하던 시기에 내가 나이가 많다는 것으로 고민하면서 힘들었던 것과
시작한 후에 사람들이 알게 되면서 힘들었던 것은
차원이 다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
어쩌면 내가 그렇게 시작 전에 고민했던 것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심지어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도
그 일이 급작스러운 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말이 더 불어났을지도 모른다.
원래 사람들은
잘 모르는 일을 더 이야기하고 싶어하니까...

사람들이 갑자기 알게 되었던 그 날
잠시 쉬는 시간에 만났을 때
그는, 이제 내가 도망가는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안심했다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안심의 대가는 꽤 혹독했다.
그 날 이후 한동안,
난 제발 시간이 빨리 가기를...
그래서 다들 우리를 신기해 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빌었다.

다행히 곧 그렇게 되었다.
난 내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하던 내 가족들도
이젠 괜찮아졌다.
부당한 소문(?)에 나보다도 더 분개해 주는 친구들도 있다.
누구보다도,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들었을
그래도 나보다 훨씬 안 흔들리면서 그 시간을 지낸 사람이 있다.

한동안, 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를 위해서....
말을 적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동안보다는 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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