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B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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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응급실

침대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입원할 것도 아니니 약만 받고
집에 돌아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모두들 바쁘실 것이라는 걸 알지만
다니던 병원이고 여기를 다녀야만 했던
이유인 병이고 해서 갈 수밖에 없었다.

보호자로 응급실에 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한 문제는 아니었다.
아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막상 그런 것이 두려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동생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바닥에 누워서 잠을 자는 동생을 바라보면서
퇴원 처방이 나기를 기다렸다.
2년 전 3월의 그 날처럼
넌 내가 네 옆에서 가장 고생하던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겠지.
동생은 주사를 맞고 졸리기 시작하면서
바닥에 앉아 신발을 벗었다.
내가 왜 벗어 신발 신어 하고 신겨주자
실쭉 웃는다
언니도 내 전공인 애들하고 한달만 지내면
내가 왜 신발 벗는지 이해할 수 있을거야

비교적 바닥이 깨끗해서 그냥 두었다.
퇴원 처방을 기다리는 그 10분이
마치 10년 같았다.
아니, 자의퇴원서에 이름을 쓰고 서명을 하고
돌아와서 주사 처방이 나길 기다리고
주사를 맞고 동생이 잠들고
그것까지 합한 약 1시간은
정말이지 100년 같았다.

역시나 동생은
다음날 기억을 못했다.
언니 나 어떻게 병원 갔어?
나 가서 뭐 했어?
나 어떻게 다시 집에 왔어?
그래 차라리 기억하지 못하는 게 낫겠지.
그 약 디게 좋다.
진짜 편하게 잤어!!!
그래 그럼 된 거지....

벌써 4년이다.
올해에 들어서니
가끔은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속차릴 때도 됐잖아 싶기도 하다.
그게 안 되니까 병인가 싶기도 하고.
외래에서 만난 동생의 주치의는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좋아져요...

그 말을
너무나 믿고 싶었다. 그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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